'이제는 잘파세대다'…오프라인 매장 무섭게 늘리는 무신사 [설리의 트렌드 인사이트]

입력 2024-02-12 13:13   수정 2024-02-12 13:22

국내 e커머스 강자들이 오프라인 공략에 나서고 있다. 무신사, 컬리 등이 대표적이다. 엔데믹과 맞물려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옴니 채널(온·오프라인과 모바일을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구매하는 것)’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1위 패션 e커머스업체인 무신사는 오프라인 매장을 무섭게 늘려가고 있다. 한문일 무신사 대표는 작년 말 “올해 ‘무신사 스탠다드’의 오프라인 매장을 3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무신사는 서울 강남·홍대·성수 3곳과 대구 동성로와 부산 서면에 매장을 냈다. 올해 상반기 중 명동역 인근에도 새 매장을 열 계획이다. 스타필드 수원점과 롯데몰 수원점, 현대백화점 부천 중동점 등에도 ‘숍인숍’ 형태로 매장을 내기 위해 백화점·쇼핑몰 측과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의 쇼핑 데이터를 축적해 더 나은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란 게 무신사 측 설명이다.


무신사는 최근 패션 e커머스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1위를 굳히는 모습이다. 이용자 수는 물론 거래액에서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2022년 무신사의 연간 거래액 규모는 3조 원대였다. 2023년에는 4조 원을 웃돌았을 것이란 추정이다. 2022년 7000억원이었던 매출은 2023년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인다.

장보기 분야의 e커머스 강자인 컬리도 CU와 협업해 ‘컬리 편의점’을 선보였다. CU는 지난해 12월 서울 도곡동 ‘CU 타워팰리스점’을 ‘CU 컬리 특화 편의점’으로 재개장했다. 국내에서 e커머스가 오프라인 채널과 손잡고 정규 매장을 연 것은 처음이다. 이곳에선 컬리 PB 상품 110여 종을 판매한다. Kurly's(컬리스), KF365(컬리프레시365), KS365(컬리세이프365) 등이다. 가격은 컬리 앱과 동일하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컬리는 지난해 7월 ‘온·오프라인 플랫폼 기반 공동 사업 추진’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장보기와 뷰티에 특화된 혁신 오프라인 매장을 개발하고, 공동 상품도 선보이는 것이 골자다. 컬리가 오프라인 매장에 진출한 것은 강점인 자체브랜드(PB) 상품의 판매 채널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다.


해외에선 급성장한 e커머스에 밀려나던 ‘유통 공룡’들이 다시 오프라인 매장 강화에 나섰다. 미국의 월마트는 지난 달 31일(현지 시간) 향후 5년 동안 미국 전역에 150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새로 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월마트는 2021년 11월 이후 새 매장을 열지 않았다. 아마존과의 경쟁을 위해 온라인 채널 강화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최근에 전략을 바궜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CES 2024’ 기조연설에서 “옴니채널의 시대가 왔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미국·유럽의 수퍼마켓 체인 강자 ‘알디’ 도 오프라인 매장을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다. 전 세계에서 1만20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알디는 작년 미국에 매장 50개를 추가로 개점했다. 향후 5년 동안 영국에 매장 500개를 추가로 내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팬데믹 위기 속에서도 오프라인 채널은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예가 서울 여의도의 ‘더 현대 서울’이다. 더 현대 서울은 ‘MZ세대의 성지’로 불리며 미래 세대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가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온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며 “매장을 늘리면 온라인 물류 센터로도 활용할 수 있어 최근 오프라인 매장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잘파가 온다』의 저자인 황지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마케팅 전공 부교수는 “팬데믹으로 소통 단절을 겪은 뒤 인간적인 연결에 대한 욕구가 폭발하고 있다”며 “최대 소비 권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잘파 세대(Z세대+알파세대)’는 디지털에만 익숙한 것처럼 보이지만 타인과의 연결성을 확인하고 소통을 경험하기 위해 기꺼이 돈을 쓴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간은 디지털 환경에서만 살 수 없는 만큼 오프라인 채널은 고유의 가치를 유지하며 혁신과 진화를 거듭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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